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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맥이냐,김치냐] MS워드는 왜 한국서 실패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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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조용운 작성일04-06-11 14:03 댓글0건 조회6,5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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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여 개국에서 즐겨먹는 ‘빅맥’은 세계화의 상징이다. 세계경제의 흐름을 보면 ‘빅맥’이 세계 곳곳에 자리잡으면서 세계화가 대세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한국에서 즐겨먹는 ‘김치’가 상징하는 지역정치의 역동성도 결코 무시할 수 만은 없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세계화’는 어떤 방향으로 가야할까. 시카고경영대학원의 마빈 조니스를 비롯해 댄 레프코비츠와 샘 윌킨 등 글로벌 경영학자가 공동으로 서술한 ‘빅맥이냐, 김치냐’(김덕중 옮김)는 세계화의 바람직한 방향을 모색한 책이다.

특히 저자들은 여러 나라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세계화 시대에 모두가 ‘빅맥’을 먹지만 어느 때보다 ‘김치’로 상징되는 지역정치의 역동성을 잘 알아야 한다”고 주장한다.

원제 ‘The Kimchi Matters’에서 ‘김치’는 한국에 국한되는 상당히 지역적인 음식이라는 의미의 정치경제학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동아시아의 작은 나라 한국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경제적 발전과 정치적 안정을 이룬 점을 높게 평가해 김치를 진정한 세계화를 지향하는 화두로 삼은 것이다.

그동안 세계화는 아주 표피적인 잣대들에 의해 평가되어져 왔다.

특정 국가에 대해 ‘시장경제냐, 아니냐’, 또는 ‘민주주의냐, 아니냐’, 또는 부시 대통령의 표현대로 ‘우리 편이냐, 테러리스트 편이냐’와 같은 단순한 질문들로 대결 구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말하자면 새 시대를 ‘빅맥 국가’와 이라크·북한·이란·탈레반 정권하의 아프가니스탄 등 소수의 ‘비 빅맥 국가’간의 대립 구도로 규정하려고 시도해왔다.

그러나 9·11테러에서 보듯이 ‘빅맥이냐, 아니냐’는 너무나 단순한 잣대라는 게 저자들의 주장이다. 빅맥 척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는 미국의 우방국이며, 미국의 외교정책은 이를 바탕으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사우디아라비아의 지속적인 국민소득 감소는 이슬람 근본주의를 일깨워주는 계기가 되었고, 이러한 지역정치의 역동성은 9·11테러 사건의 범인들을 뒷받침하는 재정적?이념적 지원으로 이어졌다.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복잡한 ‘김치’를 무시함으로써 새로운 위협의 등장을 간과하게 된 것이다.

세계화가 지역정치의 역동성에 발목을 잡힌 대표적인 사례가 마이크로소프트사(MS)의 한국시장 공략. 한국이 금융위기를 맞이하고 있던 1998년 MS는 한국에 대해 대담하면서도 매우 치밀한 계획을 수립, 한글과컴퓨터사에 2000만달러를 투자하는 조건으로 ‘아래아 한글’의 포기를 종용했다.

MS는 한글시장이 지닌 복잡성을 간과한 나머지 한글시장이라는 민족의식의 지뢰밭으로 돌진했다. 그 결과가 MS의 퇴각과 ‘한글 815’의 탄생이었다. MS가 한글과 토종 벤처기업에 대한 한국인의 애착이 얼마나 강한지 모르고 덤볐다가 실패의 쓴맛을 본 것이다.

그러나 ‘한 나라의 정치와 경제는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는 전제에서 출발한 세계화는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싱가포르와 보츠와나가 대표적인 예다. 뿐만 아니라 이전보다 덜 공격적이고 지역정치를 고려하는 기업전략을 도입한 MS는 그 이후 한국시장에서 비교적 성공을 거두었다.

마빈 조니스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단순한 빅맥 척도에서 헤어나는 것이다. 단순히 한 국가가 안정되었는가, 그렇지 못한가를 파악하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기업과 정부들이 지역정치의 역동성, 즉 ‘김치’에 관심을 가지면 성공적으로 세계화를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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