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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아프단다.. 그것도 아주 많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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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란사랑 작성일02-12-22 14:50 댓글0건 조회6,07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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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떠나야 한답니다... 이렇게 무지한 절 두고....
계속 미안하단 말만 하네요.. 미안하다며...
두고 가는 자신 마음도 아프니 이해해 달라네요...
남은 시간이 겨우 한달이라네요...
사랑한다는 말을 계속 해도 모자랄 시간인데...

그 짧은 시간도 아닌 시가동안...
그녀에게 무엇을 해 주어야 하는지...
남은 한달이라는 시간동안...
무엇으로 그녀의 머릿속에 저를 기억시켜야 할지..

마음이 참 예븐 그녀에요...
순진한 건지... 멍청한 건지...
늘 자신탓만 하네요.. 남탓은 안하고...
착해서.. 다른 사람에게 늘 빼앗기기만 하고...
그래도 좋다네요.. 그래도 바보처럼 좋다네요...

다 후회되네요..
알콜 중독으로 하루하루 그녀 아프게 하고...
너무 힘들어서.. 그녀에게 같이 죽자고 무심코 내뱉은 말들...
대체... 저 같은 한심한 놈이 어디있을까요...
저하나만 보고 따라온 그녀인데...
고생만 죽도록 시키고.. 스물세살이라는 나이의...
그녀를 이렇게 보내야 하네요...

뇌종양이라네요...
머리에 큰 혹이 생겼데요...
수술 시켜야 되는데.. 돈이 없어요..
그래서.. 저렇게 방치만 해두고 있답니다...
돈만 있으면... 그 잘난 돈만 있으면...
그녀... 그녀 저렇게 보내는 거 아닌데...

몰랐어요.. 그녀 뇌종양인지...
늘 웃는 그녀니깐...
고등학교 다닐때도 늘... 체육 A받던 씩씩한 그녀니까....
생전 아픈건 모르는 그녀니까...
그럴수록 더 신경 써줘야 하는데...
왜.. 이렇게 일이 크게 번지고 난 다음에...
후회를 하게 되는지...
인간이란게 참 단순한가봐요...

그녀 병 알고나서...
한동안.. 술로 보냈습니다...
옆에서 더욱더 신경써줘야 할 저인데...
그게 저의 책임이고 소임인줄 알면서도...
그러다 집에 들어간 적이 있었어요..

술이 첸 체로 방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
잠이 든 그녀..
술이 확 깨더라구요..
식은 땀을 흘리면서... 얼굴이 말이 아니였습니다..
정말.. 누가봐도 많이 아파보여서...
한동안.. 자는 그녀 붙잡고 울어버렸습니다...
그녀가... 혼자 이렇게 지낸 날이 얼마나 많았을지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 지더라구요...너무 많이...
혼자 있는게 얼마나 무서운건지...
그렇게.. 그녀를 안고 울어버렸습니다..

제가 그녀에게 제일 미안한게 뭔지 아세요..?
결혼하면서...
그녀, 드레스 한번 못 입어보고.. 결혼식 했거든요...
말로만 결혼식이지...
저희.. 원룸에서 춧불 켜놓고.. 반지 교환하고..
단둘이 결혼식 치뤘습니다...
그녀..
고아거든요...
고아인거 빼고는 모자랄 것 없는 그녀인데...
부모님.. 고아인 그녀를 무척이나 싫어하셨습니다...
젊은 혈기에서였을까요...
집을 나오고 그녀와 조촐히 결혼식을 치루고...
그렇게 우린 부부가 되었지만..
TV에서 연예인들 결혼식 장면이 나오면...
부러워하고 우울해졌을 그녀일법 한데...
내색 한번 하지 않고.. 밝게 웃어주던 그녀였습니다...

To. 화란아...
내가 그 누구보다도 가장 사랑하는 여보 화란아....
당신에게.. 늘 모자란 나를.. 사랑하고 아껴주어서...
정말 고맙다...
요즘 들어...
당신에게 잘해줄 껄 행복하게 해줄 껄...
이런.. 쓸데없는 후회가 자꾸 밀려온단다...
왜 인간은.. 이런 부질없는... 뒤늦은 후회를 하는지...
나 만나고.. 늘 고생만 시키고...
예쁘고 곱기만 했던 그 손...
어제 잡아보니...많이 상해서...
얼마나 내 마음이 아팠는지...
비록 병들고 힘든 당신 몸이지만..
우리 함께 이 난관을 헤쳐나가기로 하자꾸나...

아직....
나..
사랑하지..?
그럼 되었따.. 서로 사랑하니까...
내세에도 그 인연이 다 할꺼니까...
사랑한다...
사랑한다..화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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